인텔, 삼성 파운드리 30년 베테랑 영입 — ‘고객 확보’ 전면전 본격화
인텔이 4월 17일, 삼성전자 출신 한승훈(Sean Han) 부사장의 영입을 공식화했다. 그가 맡을 자리는 인텔 파운드리{{foundry}} 서비스 부문 총괄 매니저. 보고 라인은 인텔 파운드리 부문 수장 나가 찬드라세카란(Naga Chandrasekaran)으로, 사실상 인텔 외주 생산 사업의 ‘고객 영업 총책임자’를 외부에서 스카우트해 온 셈이다.
한 부사장은 간단한 이력이 아니다. 1996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약 30년간 반도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초반 10년은 소자·공정 통합(Process Integration) 엔지니어로 제조 공정 자체를 다뤘고, 이후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로 옮겨 해외 영업을 총괄했다. 2021년부터는 삼성 미국 파운드리 사업을 이끌며, Qualcomm·NVIDIA·Tesla 등 북미 주요 팹리스 고객과의 접점을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삼성 파운드리의 고객 라인북”을 가지고 넘어가는 인사다.
타이밍이 묘하다. 인텔은 립부 탄(Lip-Bu Tan) CEO 취임 이후 파운드리 사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실적은 여전히 적자다. 외부 고객 확보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반면 삼성 파운드리는 최근 Tesla AI5 칩 시제품 생산 계약을 따내는 등 나름의 반전을 만들고 있었다. 이 미묘한 상황에서 “삼성 미국 영업 총괄을 인텔이 가져간다”는 사건이 터진 셈이다.
왜 이게 AI 관련 소식이냐고? 지금의 파운드리 전쟁은 곧 AI 칩{{ai-chip}} 전쟁이다. NVIDIA는 TSMC에 대부분의 물량을 맡기고 있지만,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TSMC 한 곳만으로는 캐파가 부족하다. 더구나 HBM{{hbm}}과 결합된 첨단 패키징, 다양한 커스텀 ASIC(테슬라 AI5·구글 TPU·아마존 Trainium 같은) 수주 경쟁에서 2·3위권 파운드리의 운명은 “누가 AI 고객을 먼저 잡느냐”에 달려 있다. 인텔이 이 시점에 삼성에서 영업 베테랑을 빼온 것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AI 시대의 파운드리 고객 지도”를 다시 그리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긍정적 측면에서 인텔 입장에서 보면, 이번 영입으로 북미 고객 커버리지와 삼성의 약점 파악이 동시에 가능해졌다. 특히 1.4nm(인텔 14A) 공정 수율 개선 이후 실제 테이프아웃을 받아낼 고객을 확보하는 게 시급했는데, 한 부사장의 네트워크가 그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도 당장은 타격이지만, 이 사건이 내부 조직의 긴장감을 되살리는 계기가 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부정적 시각에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인재 유출’ 신호로 읽힌다. The Guru가 “‘30년 삼성맨’도 떠났다”고 제목을 뽑은 데에는, 박용인 전 삼성 파운드리 사장급 임원들의 연이은 이탈 흐름에서 한 부사장이 다시 한 명 더 빠졌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장비·공정만큼이나 ‘고객 관계’와 ‘프로세스 암묵지’가 경쟁력의 핵심이어서, 영업 총괄 한 명의 이동이 몇 분기 뒤 수주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한국 개발자·엔지니어 관점에서 실용적으로 보면, 앞으로 1년 내 국내 팹리스(리벨리온·사피온·퓨리오사·어드밴텍 등)가 어느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기느냐의 선택지가 다시 열린다는 점이 중요하다. 인텔이 한 부사장을 앞세워 한국 팹리스까지 공략한다면, 그동안 삼성-TSMC 양강 구도였던 국내 AI 칩 공급망이 3파전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 주주라면, 이번 인사로 인한 조직 동요와 후속 인력 관리 대응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처 및 참고 자료
- 인텔, 삼성 파운드리 30년 재직한 한승훈 부사장 영입 — ZDNet Korea, 2026-04-17
- AI의 종목 이야기 — 인텔, 삼성 파운드리 임원 영입…고객 확보 승부수 — Newspim, 2026-04-17
- ‘30년 삼성맨’도 떠났다…인텔, 파운드리 부문 고위 임원 영입 — The Guru, 2026-04-17
- 인텔, 삼성전자 임원 영입해 칩 제조 강화 추진 — Investing.com Korea, 2026-04-17
- 인텔, 글로벌 임원 인사 발표…중앙 엔지니어링 그룹 신설 — CIO Korea, 2026-04-17